한 번 타자화한 대상을 다시 재정의하는 건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00는 00이래, 00는 00렇지 라는 관점을 쉽게 가지곤 합니다. 123RF지기 또한 문장을 쓸 때마다 제 생각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려는 노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승우 작가의 [모르는 사람들] 작품 속 작가의 말을 소개합니다.
책을 만들기 위해 소설들을 다시 읽으면서, 내 문장들 속으로 들어와 있는 세상의 기운들을 감지한다. 놀랄 일이 아니라는 건 안다. 각각의 소설들에 그 소설을 쓸 때의 시대의 간섭이 선명하다. 어떤 소설은 그 간섭에 대한 토로이다. 세상이 요동칠 때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없다. 가장 자율적인 것도 자율적이지 않다.
작가는 [모르는 사람들]을 통해 믿었던 것, 사실, 사람, 상황에 물음표를 던집니다. 타자화란 결국 나의 좁은 '관점'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요. 타인을 향한 걸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모르는 사람들] 작품 중 포스트지기의 마음을 움직인 구절을 123RF 이미지와 함께 소개합니다.
모르는 사람들 - 이승우
책에서 만난 문장들을 123RF 이미지와 함께 소개합니다.
콘텐츠 번호는 이미지 아래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그러나 뭐라고 말하든 나는 세상을 붙들려 있었고, 세상과 어울려 있었고, 세상의 일부였고, 그러니까 세상을 견딘다는 것은 나를 견딘다는 뜻이기도 했다.
스쳐지나가는 것들은 그 밖에도 셀 수 없이 많았으므로 그것들은 내 마음 어디에도 걸리지 않았다. 세상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요동치는데, 그럴 때마다 요동치는 대로 흔들릴 수 없는 일이었다. 바람이 늘 심하게 부는 곳에 사는 사람은 바람이 불 때마다 호들갑을 떨치 않는 이치이다. 그 바람이 자기 방 창문을 흔들 때까지는 바람의 존재를 모른 체한다.
하찮은 것에 간절해지지 말자는 말을 하찮은 것에 간절해지자는 나를 향해 주문처럼 하곤 했다.
"내가 겪은 걸 왜 네놈들이 안 겪었다고 선언해. 내 과거를 왜 내가 아닌 네놈들이, 마치 네놈들의 과거인 것처럼 진짜네, 가짜네, 판단하고 주장하고 그러는 거야. 네놈들이 거기 있었어?"
"희망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으면 희망이 날아가버리는데, 사람들이 그걸 이해 못해요. 희망이 날아가버리기 전까지만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게 희망인데, 사람들이 그걸 이해 못해요."
이 사람이 한 말이나 저 사람이 한 말에 내용의 차이가 없으면 굳이 이 사람이 이 말을 했고 저 사람이 저 말을 했다고 구별해서 새길 이유가 없다. 우리는 하나다, 라는 안도가 이 상황이 제공하는 혜택인데, 실상 그것은 나는 고유하지 않다,의 다른 말이고, 나는 실체가 없다, 를 덮는 말이고, 그러니까 허위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가장 쉽고 위험한 방법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이해하는 것이다. 가장 쉽지만, 이것은 사실은 이해가 아니라 오해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해하지 않는 것보다 위험하다.
전 세계 작가님들의 사진, 일러스트, 영상, 음원을 판매합니다.
한 번 받은 콘텐츠는 평생 소장, 이용 가능합니다.
라이선스가 그 어느 곳보다 넓고, 안전합니다.
저렴합니다. 50컷 5만 원
kr@123rf.com / 1544 - 4225
#유료이미지 #이미지사이트 #사진구매
✏️ : 데이지
123RF코리아 / 비비트리(주) 성장전략사업부 과장
daisy@bbtree.co.kr
'이미지로 세상을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애의 마음 - 김금희 (0) | 2020.03.03 |
---|---|
파과 - 구병모 (0) | 2020.02.28 |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신형철 (0) | 2020.02.27 |
여름, 스피드 - 김봉곤 (0) | 2020.02.25 |
미스 플라이트 - 박민정 (0) | 2020.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