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우리의 삶은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마스크 의무제, 언택트 기술 사용의 증가,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시스템들이 짧은 시간 내에 생겨났어요. 식품업계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생존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게 음식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가장 많은 변화를 감당해야 했는데요.
올해 식품업계 트렌드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라면이었습니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기 시작하며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맛도 있는 라면에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2월과 3월부터 라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7.2% 성장한 약 1조 1300억 원이 되었습니다. 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에 이른 것! 이 정도의 급성장을 보인 데는 온라인 주문의 힘이 컸어요. 라면은 제품 특성상 보통 대형마트나 집 근처 편의점에서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 비중은 크지 않거든요. 하지만 코로나 19로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라면의 온라인 판매율 또한 크게 증가했습니다. 농심의 경우, 온라인 라면 판매 매출이 약 4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고요. 여기서 특이한 점은 봉지라면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는 사실. 몇 년 사이, 컵라면의 매출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코로나 19로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컵라면 대비 저렴한 가격에 양과 맛을 모두 갖추었으나, 가스레인지가 있어야만 먹을 수 있었던 봉지라면의 수요가 급상승한 것. 라면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채식 라면, 매운 라면 등 각종 특이한 라면을 출시하고 있으며 타사 제품과 콜라보하는 상품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해요.
위와 같은 현상이 생긴 원인에는 경기불화 또는 재해 등 위기상황에서 이미 검증된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려 하는 경향의 요인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일종의 손실 회피 심리인데요.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이득을 취하기보다는 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강하다는 프로이트 심리 이론의 현실화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 19는 생각보다 더욱 넓은 영역에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인해 상황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요즘. 언제 끝날 지 가늠조차 안 되는 막막한 현실이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에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상황에 맞게 우리는 또 변화할 것이며 이겨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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